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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16.

일본생활

by 아는사람1호 2025. 5.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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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거의 보지 않은 나는 유튜브를 즐겨보는데 그중에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운동관련된 영상 및 영양학을 설명하는 것과, 여행을 주업으로 하는 여행유튜브를 많이 본다. 각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고 역사를 소개하는 지식에 감탄을 하고 내가 직접 가는 상상을 하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내 아이가 커서 저렇게 세계여행을 하고 많은 나라를 머릿속에 기억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도 38살인 늦은 지금 영어공부를 시작하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무엇인가 시작해 보고 포기하지 않으면 나에게도 언젠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나중에 아이와 아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저번에 썼던 내 소망리스트를 언젠가 다 실현할것이다. 가족의 눈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직 젊은 만큼 난 다 할 수 있다.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보자!

새집으로 이사 오고 약 6개월 정도가 흐른 뒤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다녀왔다. 내가 없는 한국은 여전히 시계처럼 잘 돌아가고 있었고, 다행히도 가족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다. 한국음식이 그리운 나는 그동안 못 먹은 것들을 보상받듯이 엄청나게 먹었다. 떡볶이와 피자는 좋아하지 않아서 그것만 제외하고는 유명하고 먹고 싶은 한국음식을 부모님의 도움으로 돈걱정 없이 먹을 수 있었다. 

4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신적으로도 몸적으로도 많이 쉴 수 있었다. 돌아가서 다시 일본에 살 것을 생각하니 많은 스트레스가 다시 찾아오는듯 했고, 부모님도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살것을 원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아내는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계속 살고 싶어 했고, 내가 한국으로 간다면 따라간다는 말만 할 뿐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내가 돌아갈 곳은 일본이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은 일본이다. 다시 가야만 하기에 한국에서의 준비를 하고 많은 것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아이는 몇 번 타본 비행기에 어느샌가 적응을 하였고 한국이 재미있었는지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며 말을 하였다. 전체적으로 우리 가족은 만족할 만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어느새 아내는 지금 직장에 3년이 넘었고, 우리는 집을 살 수 있는 타이밍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집을 알아보았다.

처음에 일본에 와서 찾아봤을 때와 어느새 6년이 넘은 지금 찾아본 것은 너무나도 큰 가격차이가 있었다. 집이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그것도 너무 많이 올랐다. 예전에는 한국돈으로 1억 5000에서 7000 사이면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3억이 넘어갔다.

3억이 넘어가면 우리 생활에서 도저히 갚을 수가 없다. 3억 이하로 찾아봐야 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가 많이 있었다. 일단 지금 사는 지역은 가격이 너무 올랐기에 벗어나야 하고 앞으로의 아이의 초등학교나 아내의 직장, 내가 다니는 헬스, 지하철 역의 거리까지 최대한 많은 조건에 부합해야 하므로 더욱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우리의 계획대로 은행의 주택 대출이 나오는지도 확인해 봐야 했다.

일단 천천히 집을 찾아보았고 당장 지금 사는 곳에서도 모두 만족하면서 살기에 집을 사는 것은 급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을 사는 것은 처음이고 한국과 일본이 다른만큼 정말 아는 것이 하나도 없기에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고 내 머릿속에 저장해 두어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꿈만 같다. 어느새 집을 산다고 생각하고 있고, 정말 앞도 보이지 않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도 살아갔었는데 이제는 새로 살 집을 알아보고 있다니,, 마음이 붕 떠있었다.

아내의 노력도, 그리고 나의 노력도 이제 와서 보상받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돈을 더 모아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그래도 아이가 크면서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더욱더 높아져만 가서 아내와 나는 자신에게 쓰는 돈을 최대한 줄였다. 그래도 아내는 나에게 물어보지 않고 내 옷이라던지 양말 같은 것은 나모르게 항상 새것으로 사주었다. 돈을 아끼면서 사는 것은 때론 고통스럽지만 모아지는 금액을 보면 기쁘다. 우리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모두 다 돈을 모으려고 노력하지만 돈은 버는 것보단 쓰는 게 중요하다. 철저하게 계산이 된 상태로 써야 돈이 모인다. 사람도 돈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다. 그 사이, 운전면허 갱신과 비자 갱신이 1년을 앞두고 찾아왔다. 또다시 서류를 모으는 도중 여권의 만료가 1년도 남지 않아 여권도 갱신해야 했다. 아이의 일본 여권과 한국여권 모두 갱신을 해야 했지만 한국은 무비자로 여권이 없어서 3개월간 여행이 가능하므로 일본여권만 갱신했다. 여권의 재발급의 비용도 무시 못할 돈이기 때문이다. 비자를 다시 발급받고 운전면허의 갱신과 아이의 여권까지 갱신하니 시간이 무척 빠르게 흘러 지나갔다. 관공서 처리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한국의 빠른 성격이 빠른 인프라를 만들어 냈듯이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나라의 문화가 바뀐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쉬는 날,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둘러보며 집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고, 예전에 이사를 앞두고 찾아본 것과 우리 집을 구매하려고 찾아보는 건 기분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 기쁘기도 하고, 혼란스러웠다. 집을 구매하는 건 내 꿈이었지만, 집을 구입하면 내가 더 이상 한국에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이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 생각을 할수록 나의 정신 건강은 무너져 내렸다. 도망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그동안 미뤄왔던 영주권도 신청해서 도전해야 했다. 

만약 결혼비자로 남을 경우 아내가 먼저 죽기라도 한다면 난 일본에서 강제추방 신세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영주권의 합격이 높아만 지므로 이제부터 라도 최대한의 서류를 관리하고 영주권 신청에 우선시 하는 것들을 찾아보며 깨끗하게 유지해야 했다.

여러 가지로 복잡했다. 내 나라가 아닌 곳에서 느껴지는 불편함과 불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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